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를 "차가워 보이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사람"이라고 한다.
음, 그런가?
떠올려보면 유년시절 '섬집아이'를 듣고 운 적이 있다. 어려서 가사도 몰랐는데 멜로디가 뭐랄까, 짠해서 눈물이 났다.
최근에도 롤드컵 뮤비를 보고 눈물이 난 적이 있다. 난 데프트가 누군지도 몰랐는데...
물론 섬집아이나 롤드컵 뮤비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고 따뜻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지만,
무엇인가 뜬금없거나 대중적이지 않은 독특한 감정선, 혹은 뾰족한 시선을 갖고 있는 것 같긴하다.
그러고보니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조용해서 재미 없을 거 같은데 알고 보면 재밌는 사람"이라고도 했었다.
여기선 "알고 보면" 이라는 말에 집중하면 좋겠다.
"알고 보면 어떤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 건 사실,
"나를 잘 몰라도 상관 없어." 라는 마인드가 기본적으로 있기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나를 차갑다고 생각해도 상관 없어."
"나를 재미없다고 생각해도 상관 없어."
나를 잘 몰라도 상관없다는 것은 본인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믿음이라는 단어가 거창하다면
최소한 본인을 믿고 싶다는 소망, 혹은 본인을 믿는 자세가 옳다는 가치관 정도를 갖고 있나 보다.
재수를 하던 와중에 문득
"창작을 하고 싶어"
라는 생각에 문예창작과에 지원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나온 게 아닐까.
그전에 글이란 것을 써본 적이 없었는데... 솔직히 자신이 없진 않았던 것 같다.
수능 3개월 정도를 남겨놓고 실기를 병행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이러한 결과에 믿음은 더욱 확고해진다.
코로나 때문에 직장을 잃고 나서도
창작 또는 글쓰는 것과 흡사한 것, 내가 좋아하며 내가 잘할 수 있을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IT 개발이 그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독학을 시작했고, 노력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다.
당시에도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지난 날을 보고 나를 사물로 표현해보자면 '화살'이 적합한 것 같다.
시위가 당겨지면 주변을 미니멀라이즈하며 나아가는 게, 꼭 나의 삶의 이력과 닮았다.
(총알로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멋진 깃털 하나 달려 있는 게 무언가 더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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